美 10년·30년 국채 발행 속도 늦추기로..."술 취한 선원" 방만 재정 비판

미국 재무부가 1일(이하 현지시간) 10년, 30년 국채 발행 속도를 늦추기로 했다.

10년물 수익률은 전세계 금융시장의 기준금리 역할을, 30년물 수익률은 장기금리 기준물 역할을 하는 중요한 국채다.

올 상반기 4.8%를 넘은 적이 없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하반기 들어 미 재무부의 국채 발행 증가세가 겹치며 꾸준히 올라 4.8%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지난달에는 5%를 수시로 넘어서기도 했다.

그 여파로 뉴욕증시를 비롯해 전세계 금융시장이 된서리를 맞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재무부는 이날 지난 8월 발표했던 국채 발행 계획을 일부 수정했다.

10년물, 30년물 국채 발행을 늘리겠다는 발표로 이들 국채 수익률이 16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자 이를 보완한 것이다.

재무부는 석 달 전 발표처럼 단기 국채 발행 증가세는 지속하되 10년물, 30년물 장기 국채 발행 증가 속도는 늦추겠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재정적자와 이자지급을 위해 2년, 5년물 국채는 매월 30억달러어치 더 발행하기로 했다.

 

대신 10년물 국채는 월 20억달러, 30년물은 월 10억달러 발행을 늘리는데 그치기로 했다.

재무부는 앞서 8월 10년물 국채 발행은 월 30억달러, 30년물은 20억달러 늘린 바 있다.

10년물과 30년물 국채 발행 증액 규모를 8월에 발표했던 것보다 각각 10억달러씩 줄이기로 한 것이다.

이에따라 다음주 분기 재정수요 충족을 위한 국채 발행 규모는 1120억달러어치로 지난 8월 발행 규모 1140억달러보다 20억달러 줄어든다.

재무부 국채 경매에 직접 참가하는 대형 투자은행들인 이른바 프라이머리딜러들은 그동안 1140억달러 발행을 전망해왔다.
 

 

재무부 발표 뒤 국채 수익률은 하락했다.

특히 이날 공급관리협회(ISM)의 10월 제조업지수에서 미 제조업활동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가파르게 위축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국채 수익률 하락에 탄력이 붙었다.

기준물인 10년물 수익률은 0.07%p 내린 4.81%로 떨어졌다. 앞서 10년물 수익률은 지난달 16년 만에 처음으로 5%를 돌파한 바 있다.

재무부는 앞서 올 4·4분기 국채 발행이 7760억달러로 이전 전망치 8520억달러에 비해 760억달러 줄어들 것으로 전망해 국채 수익률 하락을 이끈 바 있다.
 

그렇지만 막대한 재정적자가 증시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경고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날은 억만장자 투자자인 스탠리 드러큰밀러가 CNBC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막대한 재정적자가 증시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드러큰밀러는 미 연방정부가 마치 "술 취한 선원이 술을 들이켜듯" 재정을 방만하게 운용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경고했다.

그는 막대한 재정적자와 고금리 속에 정부의 이자지급 비용이 급격하게 늘면서 이자를 갚기 위한 국채 발행도 늘게 된다고 우려했다.

국채 발행이 늘면 시중 자금이 국채 매수로 유입되면서 민간 투자가 위축되는 '구축효과'를 불러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드러큰밀러는 경고했다.

그는 이에따라 앞으로 10년은 증시 투자자들이 지난 10년 호황과 달리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비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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