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채 금리 5% 충격…증시 불확실성 증가

미국 국채 금리가 다시 급등하면서 지난 20일 코스피지수가 7개월만에 2400선을 내줬다.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우려와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이 확전될 수 있다는 중동의 긴장감이 증시를 끌어내렸다.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속속 공개되고 있지만 거시 환경의 불안감에 짓눌렸다. 이번 주(23~27일)도 바닥 다지기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주간 예상밴드는 2380~2480선으로 제시됐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 20일 2375.00으로 지난 3월 이후 7개월 만에 2400선을 내줬다. 1주일 전인 지난 13일(2456.15)보다 3.30% 하락했다. 전주는 1.97% 올라 주간 기준 4주 만에 상승세를 기록한 바 있다. 외국인이 거의 한 달간 이어온 주식 매도세를 멈추고 순매수로 돌아섰지만 하락세를 막지 못했다. 지난 한 주 동안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6400억원 어치를 순매수하고 개인도 1400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6000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지수는 1주일 전(822.78)보다 6.50% 떨어진 769.25로 마감해 낙폭이 두드러졌다.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며 금융시장 전반의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했다.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한때 연 5%대로 올라섰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가 5%를 넘은 것은 금융 위기 발생 직전인 2007년 7월 이후 처음이다.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 밖의 호조를 보인 것도 주식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 고용지표와 소비자물가지수에 이어 지난 18일 공개된 미국 9월 소매판매 증가율마저 전망치를 크게 웃돈 데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 의장의 뉴욕경제클럽 발언이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으로 해석되면서 고금리 징기화에 대한 경계심이 커졌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연 3.50%)를 만장일치로 동결했으나 내부에서 매파적 분위기가 강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동 방문은 큰 소득 없이 끝나고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 움직임과 가자지구 병원 폭발 참사로 중동의 위기감은 고조됐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이 다소 늦춰졌으나 여전히 지상전 돌입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국제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장기 국채금리 상승과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는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을 언더슈팅(초과하락)시킬 수 있는 변수"라며 "이번 사태로 인한 주가지수 추가 조정은 하락 추세로의 전환이라기보다는 투매에 의한 단기 언더슈팅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성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도 금리 방향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본다"며 "연준 위원들의 발언이 예정돼 있지 않아 경기지표에 따라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미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를 가장 유심히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변동성 국면이 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지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잘 나와서 나스닥이 올라가면 국내 지수도 지지받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번 주는 이달 31일~내달 1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연준 위원들이 통화정책 관련 발언을 자제하는 블랙아웃 기간이다. 26일엔 한국과 미국의 3분기 경제 성장률 발표가 예정돼 있다. 이번 주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메타, 아마존 등 미국 주요 빅테크와 SK하이닉스가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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