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비용' 어떻게 부담?... 요즘 세대 연애 보고서

"사랑하는 줄 알았는데... 호구로 보고 있었다"
다 퍼주던 애인, 헤어지니 "돌려줘" 소송까지
자기권리 예민한 MZ세대, 내 상처 되갚는다!

[법률방송뉴스]

■앵커

한때 사랑했던 사람을 법정에서 만난다는 생각해보셨습니까. 요즘 젊은 세대, 이른바 'MZ세대' 사이에선 이런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남자친구 혹은 여자친구와 법정 다툼을 벌이는 이유로 '데이트 비용' 문제가 급부상하고 있다는데, 석대성 기자가 MZ세대 생각을 듣고 왔습니다.

■VCR

사랑은 결단.


그 결단의 끝은 신혼집이 아닌, 법정이었습니다.

법조계에선 몇 년 전부터 데이트 비용 관련 법률 상담이나 소송 의뢰가 눈에 띠게 늘고 있다고 합니다.

대부분 20대와 30대, 이른바 MZ세대입니다.

[양윤섭 대표변호사 / 법률사무소 형산]
"2~3개월 지난 뒤 결국 헤어졌고, 선물 준 사람이 상대에게 자기가 준 선물에 대해 반환을 청구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금전적인 것 같은 경우에는 민사소송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지만, 형사소송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많이 있는데요. 형사소송을 통해 사기죄로 고소하는 경우도..."

실제 2013년 2건에 불과했던 연인 간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 관련 선고는 2015년 101건으로 늘었고, 2019년엔 200건을 넘겼습니다.

최근 10년간 90배나 폭증한 겁니다.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 채무자가 약속한 날짜에 빌려간 돈을 반환하지 않을 때 채권자가 제기하는 법적 다툼입니다.

연인 간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 다시 말해 돈을 돌려받기 위해 남자친구나 여자친구를 법정까지 끌고 간 걸 말합니다.

연인 간 데이트 비용 부담은 어떨까.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체적으로 남성이 여성에 비해 데이트 비용 부담을 더 안고 있었는데, 5 대 5가 대부분입니다.

[박민수 · 조혜진]
"저희는 한 명이 내면 다른 사람이 계좌로 보내줘요, 반을. 둘 다 학생 때부터 연애를 해서 "


[강승준 · 오수연]
"예전에 제가 직장이 있을 때는 제가 3분의 2 내고, 여자친구가 3분의 1정도 냈는데 저는 지금 취업준비생이고, 여자친구는 직장이 있으니까 여자친구가 3분의 2 내고, 제가 3분의 1정도 내고 있어요."

[한지훈]
"반반으로 내긴 하는데, 요즘에는 그냥 서로 분위기 보면서 밥을 사면 제가 카페 (값을) 내고, 영화 예매 비용을 내면 (제가) 또 다른 것을 내고 이렇게 뭐 각 재고 그런 건 없는 거 같아요."

[명소현]
"데이트 통장으로 딱 반반씩 내서 이제 (잔고가) 없어지면 계속 채우는 식으로..."

데이트 통장을 만드는 것에 대해선 남성 절반 가까이가 긍정적 반응을 보였고, 개설에 반대한다는 의견은 여성이 남성보다 4배나 많았습니다.

연인 간 데이트 비용 문제, 결국 이별로 끝날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이병관]
"제가 좀 많이 냈었습니다. 스트레스 받죠. 치졸한 건 아는데 약간 내가 먼저 이만큼 내면 걔가 어느 정도를 제시하는데 그게 그래도 보이니까... 지질하다고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 나중에 좀 기분이 안 좋아지고 이럴 때가 있었어요."

또 다른 설문조사.

응답자 81.2%가 '데이트 비용 문제로 이별할 수 있다' 대답했는데, 8년 전 조사와 비교하면 7%포인트 넘게 증가했습니다.

경제적 문제가 연애사 주요 관건으로 점점 더 자리하고 있는 겁니다.

특히 자기권리에 민감하고 주장이 강한 청년층에게 사물의 가치를 나타내고 표현의 수단이 되는 ‘돈’은 기민한 요소입니다.

[승재현 선임연구위원 /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과거와 달리 사랑을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아주 높다. 그들이 생각하고 있는 권리의식으로 자기가 준 선물을 되돌려 받고 싶어 하는 경제적 관념이 강해졌다. 사랑보다는 그 헤어지고 난 다음에 생각하는 경제적 관념이 훨씬 더 강한 측면을 보이는 게 현재 MZ세대다..."

데이트 비용 관련 갈등이 실제 소송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에 대해 MZ세대는 어떻게 생각할까.

[강승준 · 오수연]
"빌려줄 때 그걸 써야겠다. 그거 뭐라고 하지. (차용증?) 맞아요. 그걸 써서... 아니, 근데 진짜 좋아하고 오래 사귀는 사이면 그렇게 안 해도 될 거 같긴 한데... / 돈이면 또 얘기가 달라지긴 하죠. 만약에 헤어지면 다시 받아야 하고..."

[박민수 · 조혜진]
"자기가 해주고 싶어서 해줬다가 이제 싫어지니까 돌려줘 하는 건 좀... 차라리 안 해주는 게 낫지 않았나..."


[명소현]
"좋은 마음에서 사랑하는 마음으로 줬으니까 그건 사실 받을 생각하면 안 되는 거 같아요."

[박세이 · 강혜진 · 임은주 · 정수아 · 김건호 · 김덕호]
"(나는 소송까지 간다, 안 간다, 간다고 하시는 분만 손 들어주시면 돼요. 하나, 둘, 셋) 그걸로 소송을 걸거나 하기는 좀 옛 정도 있고 하니까... / 저도 소송까지는... / 저도 소송까지는 사귀는 사이에 그렇게까지 하는 건... 그럴 거면 사귀면 안 되죠."

심각한 상황일 경우를 가정했을 땐 얘기가 달라집니다.

[박민수 · 조혜진]
"(외도 등으로 안 좋게 헤어졌으면 어떻게 하실 거예요?) 받아야죠. / 그럼 저도 받을 거 같아요. 애매하네. / 애초에 안 줄 거 같아요."

[명소현 · 신예원]
"오... 그러면 제가 딱 준 시점이랑 계산을 해서 외도할 때 했으면 받을 거 같아요. 그럼 소송 들어갈 거 같네요. / 무조건 받아야 된다고... 제 정신적인 안위를 위해서..."

[박세이 · 강혜진 · 임은주 · 정수아 · 김건호 · 김덕호]
"(남자친구가 외도를 했어, 이런 상황입니다. 거수하겠습니다. 하나, 둘, 셋.) 받아야지. / 그거는 제가 억울하기도 하고, 저는 얘를 믿고 돈을 준 건데 그렇게 나오면 준 (의미가) 없잖아요. 그래서 그런 건 소송까지 갈 수 있지 않을까요."

[이병관]
"그거는 싸우자고 전쟁하자고 선포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무슨 일 있어도 끝까지 받아낼 거 같아요. (어떤 여자친구 만나고 싶으세요?) 경제관념이 박힌 그런 사람, 정상적인 여자..."

[승재현 선임연구위원 /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사실상 사랑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것도 있어요. 굉장히 만남이 짧고, 또 만나자마자 굉장히 자기가 감당하기 어려운 선물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

[양윤섭 대표변호사 / 법률사무소 형산]
"요즘 추세가 변호사 보수 측면보다는 소송을 통해 자신이 승소하겠다는 것을 좀 더 중요하게 보고 있지 않나..."

뜨거웠던 사랑, 뜨거워진 재판.

MZ세대판 사랑과 전쟁이 법조계 신풍조를 만들고 있습니다.

링크 :

[MZ 사랑과 전쟁①] '데이트 비용' 어떻게 부담?... 요즘 세대 연애 보고서 - 법률방송뉴스 (lt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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